골디락스와 세 마리의 곰
옛날 옛적에 숲 속 오두막에 사는 세 마리의 곰이 있었다. 아빠 곰, 엄마 곰, 그리고 아기 곰은 각자 크기가 다른 의자와 침대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숲 속을 거닐던 골디락스라는 소녀는 우연히 이 오두막을 발견한다.
호기심에 가득 찬 골디락스는 마침 아무도 없는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 탐험을 시작한다. 먼저,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세 그릇의 죽을 보게 되었다.
아빠 곰의 죽은 너무 뜨거워서 먹을 수 없었고, 아기 곰의 죽은 너무 차가워서 맛이 없었다. 그런데 엄마 곰의 죽은 맛도 좋고 온도도 적당하여 마침내 모두 먹어 버린다.
골디락스는 배가 고팠으므로 엄마 죽으로 배를 채우고 곰들의 의자에 앉아 쉬기로 한다. 하지만 아빠 곰의 의자는 너무 높고 단단하여 불편했고, 아기 곰의 의자는 너무 작고 낮아서 앉을 수 없었다. 엄마 곰의 의자는 마치 아까 먹은 죽처럼 딱 적당하여 편안하게 앉아 쉴 수 있었다.
잠시 후, 골디락스는 졸음이 몰려와 2층으로 올라가 곰들의 침대에 누워보았다. 아빠 곰의 침대는 너무 단단하고 딱딱했고, 아기 곰의 침대는 너무 푹신하고 부드러웠다. 엄마 곰의 침대는 적당히 푹신푹신하면서도 딱 잠자기 좋을 만큼 편안하여 곧 잠이 들게 된다.
그때, 숲에서 돌아온 세 마리의 곰은 자신들의 죽과 의자, 그리고 침대가 어지럽혀진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 곰들의 인기척에 놀라 잠이 깬 골디락스는 숨죽여 숨어 있다 겁에 질려 창문으로 도망친다. 숲 속을 재빨리 달려 나온 골디락스는 다시는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골디락스 경제: 딱 맞는 경제의 달콤한 유혹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은 영국의 낭만파 시인 로버트 사우디가 1837년에 쓴 동화책이다.
골디락스 경제, 골디락스 상황. 이런 말의 유래가 바로 이 동화에서부터다. 위에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가장 먹기 좋고, 쉬기 좋은 엄마곰의 죽과 잠자리가 가장 좋은 경제적 상태 혹은 시절을 의미할 때 사용한다.
예를 들어, 경제가 고성장해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르고 국민 소득이 줄어들면 물가가 내려간다.그런데 골디락스는 고성장중임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바람직한 상황을 의미한다.
경제학자들이 숲 속 오두막에 사는 세 마리의 곰들의 이야기에 빗대어 경제상황을 설명한다.
뜨거운 죽은 경제 과열을 의미한다. 경제 성장률이 너무 높으면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물가가 급등하며, 거품 경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차가운 죽은 불황을 의미한다. 경제 성장률이 낮으면 실업률이 증가하고,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며, 사회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
골디락스 경제는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을 피해 꾸준한 성장과 안정적인 물가를 유지하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의미한다. 마치 엄마 곰의 죽처럼, 적당히 따뜻하고 맛있는 경제는 다소 현실적이기엔 쉽지않지만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볼 수 있다..
골디락스 경제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마치 골디락스가 의자와 침대를 망친 것처럼, 정책 입안자들이 실수를 하면 경제는 쉽게 불안정해질 수 있다.
골디락스 경제는 경제학의 중요한 개념이지만, 복잡한 경제 현상을 단순화한 비유에 불과하다. 실제 경제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다. 그럼에도 골디락스 경제 이야기는 우리에게 경제의 균형과 안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미있게 일깨워주는 동화이기는 하다.
30여 년간 지속된 골디락스
1990년 후반 -2015년 달콤한 골디락스 경제
1990년대 후반 미국 경제는 마치 엄마 곰의 죽처럼 딱 맞는 온도의 골디락스 경제를 누렸다. 정보기술 혁신의 물결을 타고 경제 성장률은 높았지만, 물가 상승은 안정적이었다. 실업률 또한 낮아 국민들은 풍요로운 삶을 누렸다. 마치 골디락스가 곰들의 집에서 편안하게 쉬었던 것처럼, 미국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과 번영을 누렸다.
2015년 즈음에도 미국은 높은 성장세와 낮은 물가가 유지되는 골디락스 경제를 누렸다. 당시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저렴한 공산품을 생산하여 전 세계에 대량으로 공급하였다. 이는 세계 근원물가지수(core inflation)를 억제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공산품이 중국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제공이 되어 높은 경제성장에 비해 물가가 낮을 수 있었다.
2021년 씁쓸한 최근 경제 과열
2021년 들어 미국 경제는 뜨거운 죽처럼 과열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과 금융 완화 정책은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켰다. 마치 골디락스가 아빠 곰의 죽을 먹고 너무 뜨거워서 놀랐던 것처럼,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물가 상승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불확실한 미래: 연준의 도전과 골디락스 경제의 귀환 가능성
2023년은 미국 경제는 과열로 인한 씁쓸함을 겪었으며, 연준은 금리 인상을 통해 경제를 식히려는 노력을 하고 했다. 24년 들어 경기 침체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비유하자면 마치 골디락스가 아기 곰의 죽을 먹고 너무 차가워서 실망했던 것처럼, 금리 인상은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실업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미국 경제가 다시 골디락스 경제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불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생산비용을 낮추고 물가상승완화를 위한 정책 등, 적절한 금리정책과 정부 재정 지출이 효율적으로 관리되어 이전과 같은 미국 골디락스 시절이 돌아오면 하는 바람이다.
결론
골디락스 경제는 경제 정책 입안자들이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목표이다. 세계경제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는 현재 경기침제등 경제적 어려움이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드리워지고 있다. 경제를 다루는 리더자들이 적절한 정책과 노력을 통해 다시 골디락스 경제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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